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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0분 명상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5-06-10 11:26
조회
837
‘미래의 꿈’ 떠올리며 30분 명상 … "지친 두뇌가 쌩쌩” [중앙일보]
초등생 성적 높이는 두뇌계발 훈련

서울 신학초교 6학년 2반 학생들이 수업이 시작되기 전 김진희 교사의 구령에 맞춰 집중력을 높이는 두뇌 체조를 하고 있다. [이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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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8시40분 서울 신학초 6학년 2반. 1교시 전에 독서나 자습을 하는 다른 반과 달리 어린이들이 명상에 잠겨 있다. 간간이 김진희 교사의 구령 소리만 들렸다.

“숨을 크게 삼켜 길게 뱉어요.”

“후우웁, 후우~”.

“마신 숨을 배꼽 밑에까지 깊게 넣어요. 이제 두 손을 모아 테니스공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어린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심호흡을 작게 하면서 묵상에 잠겼다.

“미래의 꿈을 상상해 보세요. 어려움을 이겨내고 환하게 웃는 자신을 떠올려 보세요.”

김 교사가 공부 목표, 행복한 삶의 조건, 인생 목표에 대해 조용히 속삭였다. 어린이들은 머리에 이미지를 차례대로 떠올렸다. 이 반 학생들은 매일 이 같은 ‘두뇌 체조’를 한다. 수업 시작 전 30분간 단전호흡과 명상 시간을 갖는 것이다. 김 교사는 “수업 집중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수업 중간에 웃는 훈련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짜증이 늘면 단전호흡으로 긴장을 완화한 뒤 뇌가 웃고 있다는 상상을 하는 ‘웃기 명상’을 하는 것이다. 뇌와 신체가 화를 낼 땐 신경이 곤두서 고통을 호소하고, 웃을 땐 심신을 편하게 만드는 변화를 느껴보는 것이다. 김 교사는 “두뇌 체조를 3개월 한 후 분노를 참지 못해 친구들과 싸우던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두뇌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집중력·긍정적 사고·자아 통제력 같은 학습 태도가 두뇌 활용 습관에서 나온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부터다. 최근 한 게임회사가 휴대용 두뇌 훈련 게임을 내놓아 호응을 얻은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뇌 활용 교육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트레칭과 단전호흡으로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시켜 뇌를 자극하는 ‘두뇌 체조’ ▶음악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근육과 마음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뇌파진동명상’ ▶슬픔·분노에 관한 이미지를 생각하며 감정조절법을 배우는 ‘웃음치료’ ▶>팔굽혀펴기·물구나무서기 등 한 가지 동작을 유지하면서 잡념을 줄이는 ‘요가’가 그것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지난해 말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 345명을 대상으로 ‘최적의 두뇌 상태를 만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잠을 자서 뇌를 개운한 상태로 바꾼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산책·심호흡·명상으로 마음 가라앉히기’ ‘음악 듣기와 노래 부르기’ ‘운동’ 순이었다. 영재들은 농구·축구 등 구기운동이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시험 전날 자신이 정리한 내용 위주로 복습한 뒤 명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답한 학생도 많았다. 또 98%가 시험 볼 때 풀이방법이 직관적으로 떠오른 경험을 갖고 있었다.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받은 임동규(경기과학고 3)군. 임군은 뇌에 새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는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수학문제가 안 풀리면 방에서 괴성을 지르며 노래한다”며 “머리가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뇌과학연구원 장래혁 선임연구원은 “영재들은 두뇌를 최적의 학습상태로 만들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반면 보통 학생들은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며 “영재들은 해결책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고민하거나, 시험 전에 고난도 문제는 이렇게 풀겠다고 생각하는 두뇌 활용 습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권준수 교수는 학습능력을 높이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예로 들었다. 그는 “도파민 분비는 새로운 상황에 부닥쳐 해결책을 생각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 가장 왕성해진다”며 “두뇌가 스스로 새롭게 느끼는 의식을 가질 때 학습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이찬원 기자